역사속에 오늘, 5월/5월 23일

중국-티베트, ‘17조 협약’ 조인

산풀내음 2017. 4. 11. 21:34

1951 5 23,

중국-티베트, ‘17조 협약조인

 

티베트와 중국 대표가 1951 5 23 `티베트 평화해방의 방법에 관한 협의(Agreement of the Central People's Government and the Local Government of Tibet on Measures for the Peaceful Liberation of Tibet, or Seventeen Point Agreement for the Peaceful Liberation of Tibet)`에 조인했다. 1950 12월 수 만명의 중국 인민해방군이 티베트의 수도 라사에 진주하기 시작한 지 6개월 만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티베트 진주를 보장한 이 협약으로 티베트는 자주성을 잃고 중국의 자치구로 전락했다.

 

Signing the Seventeen Point Agreement for the Peaceful Liberation of Tibet at Zhongnanhai, 23 May 1951.


10th Panchen Lama, Mao, and Ngapoi Ngawang Jigme celebrating the Seventeen Point Agreement at a banquet, 24 May 1951.

 

이 협약에서는 티베트의 자치도 약속했지만 대규모 인민해방군의 티베트 진주로 자치의 의미를 크게 제약했고 장기적으로 인민 저항을 불러 일으켜 수많은 인명의 살상과 티베트 불교문화의 파괴를 불러일으켰다. 1959년에는 달라이 라마의 해외망명까지 초래했다. 티베트는 중국의 서장 자치구와 청해성 등 각급 지방정부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달라이 라마 14세에 의해 인도 서북부 달람살라에 건립된 티베트 망명정부를 중심으로 티베트의 독립과 자치를 위한 투쟁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티베트 독립 혹은 자치를 둘러싼 티베트인과 중국인의 상쟁과 갈등의 역사는 양자의 전통적 관계에 관한 역사적 이해의 상반성과 긴밀하게 관련돼 있다.

 

중국인들은 티베트가 이미 13세기부터 중국의 '떼어놓을 수 없는' 일부분으로 존재해 왔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티베트인들은 역사 이래로 한 번도 자주적 주권을 잃은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티베트와 중국의 역사적 관계는 다음의 세 단계로 전개됐다.

첫 단계는 7세기부터 10세기까지의 3백여년 간으로 이 때 중국은 당(), 티베트는 토번(吐蕃)이라는 왕국에 의해 각각 독자적으로 지배됐다. 이 단계의 양자 관계는 매우 대등하고 독립적이었다.

 

둘째 단계는 13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의 긴 기간이다. 이 때 티베트인은 티베트 전통불교를 확립하고 정교(政敎)일치의 불국(佛國)을 이룩했다. 당시 중국을 지배했던 원(), (), ()등의 군주들은 티베트 최고위 고승을 정신적 지도자로 존중하고 그의 티베트 통치권을 인정했다.

 

이 시기 티베트는 환생을 통해 통치권을 계승하는 달라이 라마 등 최고위 승려들에 의해 통치되는 매우 독특한 국가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이러한 성격의 티베트 국가와 티베트 불교를 숭봉한 중국의 여러 국가들은 고승과 시주의 관계, '공시(供施 혹은 檀越)관계' 라는 매우 독특한 국제관계를 유지했다.

 

셋째 단계는 청제국이 무너진 1911년부터 51년까지다. 이 시기에 티베트는 중국과 아무런 제도적 관계를 갖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독립된 국가 체제와 지위를 향유했다.

 

분명한 것은 티베트는 중국과는 다른 생활공간과 언어. 문자. 종교. 혈통. 역사 및 공동체의식을 가진 독립된 역사공동체로서 존속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과 티베트라는 별개의 두 역사공동체를 같이 지배하는 통합국가라는 사실이다.

 

복수의 역사공동체를 한 국가가 통합 지배하는 것은 불안정하다. 티베트의 독립이나 자치는 중국인이 두 역사공동체를 철저하게 융합시킬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티베트의 전략적 가치 등이 이 불안정성의 크기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게 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중국인과 티베트인은 모두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자는 티베트인 거주지역에 중국인을 대규모로 이주시켜 티베트의 정체성을 희석시키려 노력하고, 후자는 티베트 문제를 공론화해 중국인의 외교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