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5월/5월 23일

‘진통제 마약’ 메사돈 만든 제약사 급습

산풀내음 2017. 4. 13. 20:37

1965 5 23,

진통제 마약메사돈 만든 제약사 급습

 

1960년대 중반, 농어촌과 산간 벽지 등에서 갑자기 마약 중독자가 급증, 정부가 조사에 나섰으나 진통 주사제가 범람하는 것 말고는 딱히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주사제를 수 차례 검사했지만 그때마다 알 수 없는3의 물질만 검출됐다.

 

·머리가 아플 때, 나무하러 가거나 바다에 들어갈 때 한 대씩 맞은 진통제로 사람들의 몸은 서서히 망가져 갔다. 정부는 1965 3월 현재 중독자가 15000명에서 2만 명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최소 10만 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보건당국은 1965 5월에서야 비로소 그 물질이 메사돈(Methadone)임을 밝혀내고 제조업체 추적에 나섰다. 메사돈은 아편보다 진통작용이 2배 이상 강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흰가루 마약이었다. 메사돈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에서 모르핀 대용으로 개발한 진통제로 1946년부터 사용되었으며 아미돈, 돌로핀, 메사돈이란 상품명으로 유통되었다. 아편제에 의한 마약중독치료에도 사용되어 왔으나 내성이나 의존성, 금단증상을 일으키고 과량복용시 사망까지도 초래하는 글자 그대로의 마약 성분이었다.

 

1965 5 23일 청주시에 있는 국도제약에서 진통제를 제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단속반이 현장을 급습, 메사돈을 주성분으로 한 진통 주사액 20만 통을 압수하고 사장을 마약법 위반 혐의로 긴급 구속했다.

 


 

조사과정에서 마약제조범은 서울대 약대 출신의 임국선씨임이 밝혀졌고, 영남, 유니언, 백십자 등 10여개 회사가 비슷한 짓을 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충북 약무계장 이재욱 등 보사부 관리와 공화당 소속 국회의원 신관우가 수뢰혐의로 입건됐다. 마약 성분의 진통제를 만들어 돈을 벌고 그 돈은 고위 공무원과 국회의원들과 함께 나누어 뒤탈을 막는 극악하기 이를데없는 장사꾼들의 행각이었다. 그들 때문에 마약류와는 일 점 관련이 없는 선량한 사람들이 마약 중독자가 되었고, 심대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메사돈 파동은 곧바로 검찰, 경찰, 보사부, 세관 등 합동수사로 이어지면서 고구마 줄기 엮듯이 감춰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왔다. 밀수조직, 공무원, 유통업자 등 66명이 쇠고랑을 찼고 이 파동 속에서 굵직한 제약회사 20곳이 문을 닫아야 했다. 보사부장관부터 약무국장까지 보건관리 7명도 옷을 벗어야 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메사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특별지시를 내릴 정도였다. 박 통은 최근 물의를 일으킨 합성마약 메사돈 사건을 철저히 조사토록 내각에 지시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온 국민이 국산약품을 마음 놓고 사먹을 수 있도록 검사제도를 강화할 것까지도 아울러 지시했다.'

 

이 사건으로 가장 빛을 발한 것은 다름아닌 국립과학수사연구소였다. 1955년 창립되었지만 시체 감식 업무 정도에 그치고 있던 중 보건사회부가 의뢰한 진통제 중 제 3의 물질이 메사돈임을 밝혀내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