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5월/5월 25일

재일 조총련 결성

산풀내음 2017. 4. 15. 22:42

1955 5 25,

재일 조총련 결성

 

친북한계 재일 교포단체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1955 5 25일 결성됐다. 조총련 결성은 한반도가 일제의 압제에서 해방된 지난 194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한이나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본에 눌러앉은 한인 60만 명 가운데 좌익 성향 인사들이 일본 공산당의 하부조직으로재일조선통일민주전선 (민전)’을 결성했고, 1951 1 9일 재일조선통일민주전선(민전)으로 개칭되었다가 다시 해체되어 이날 조총련으로 출범했다.

 

반면 일본 내 한인 우파들은 1946 10재일본대한민국거류민단, 민단을 결성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본부건물.

 

북한 전문가로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진흥재단 (NED)방문연구원인 마키노 요시히로 씨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조총련이 일본 내 한인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우세했다고 말한다. "1970-80년대까지는 조총련이 민단보다 강하고, 회원이 40만에 달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조총련은 그 동안 세 가지 활동을 통해 북한과 일본을 연결하는 파이프 역할을 해왔다.

우선 이른바북송사업을 통해 재일 한인들을 대거 북한으로 보냈다. 기록에 따르면 1959년부터 1984년까지 93천 명의 재일 한인들이 북송선을 탔다. 이들 가운데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7천여 명의 일본인 처도 포함돼 있었다.

 

조총련은 북한 정권의자금줄역할도 했다. 조총련은 1990년대 초까지 매년 상당한 자금을애국헌금명목으로 북한에 보냈다. 평양에 있는안택상 거리김만유 병원은 북한에 돈을 보낸 조총련 기업인들의 이름을 딴 것이다. 조총련은 일본 내 북한대사관역할도 했다. 일본의 각종 정치, 경제 정보를 수집해 평양에 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북-일 간 외교적 접촉이 있을 때 연락을 담당하기도 했다.

 

 

조총련이 위축되기 시작한 건 각종 악재가 터진 1990년대 말부터였다. 우선 북한이 1998 8월 일본 열도 상공으로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북-일 간에 납치 사건이 불거졌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북한 만경봉 호의 입항을 금지시켰다. 비슷한 시기에 조총련의 자금줄이었던조긴신용금고가 파산했다. 조총련은 당시까지만 해도 이 금고를 통해 조성한 자금을 평양으로 송금하는 한편 계열기업들을 지원해왔다. 그런데 1997년에 조긴신용금고가 파산하자 조총련의 대북 송금도 줄어들었다. 북한경제 사정에 밝은 일본주간 동양경제의 후쿠다 게이스케 부편집장에 따르면, 2000년도에는 일본 돈으로 40-50억엔 정도 많은 돈이 북한으로 송금됐었는데, 2008년도에는 2억엔 정도로 급감했다.

 

조총련은 2002년에 결정타를 맞았다. 그 해 9월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북-일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본인을 납치했다고 시인한 것이다. 그 동안 납치 사실을 부인해온 조총련으로서는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고 후쿠다 씨는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에 고이즈미 수상에게 납치를 했다고 인정했을 때 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조총련 친구들도 너무 놀라고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기억이 납니다.”

 

설상가상으로 2013년에는 조총련 중앙본부 건물이 경매로 넘어갔다. 앞서 조총련은 도쿄 중심지에 있는 본부 건물과 토지를 담보로 일본 금융기관으로부터 78천만 달러 상당의 대출을 받았는데 이를 갚지 못해 남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

 

조총련을 이탈하거나 등지는 한인들도 늘고 있다. 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1만 명 정도의 재일 한인이 일본으로 귀화하고 있다. 또 북한 국적을 버리고 남한 국적을 취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게다가 재일 한인 중 북한을 고향으로 둔 1-2 세대는 갈수록 줄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의 북한 전문가인 마키노 연구원은 조총련의 장래가 어둡다고 말했다.

 

일본 당국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 살면서 특별영주권을 갖고 있는 재일 한인은 434천 명이며, 이 가운데 조총련 지지자는 86천 명으로, 전체의 20%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