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다음 대통령은 이런 분이었으면 ....

산풀내음 2017. 4. 19. 08:57

리더십을 고민하다……

 

3주 전쯤 여느 때와 같이 TED Homepage를 들렀다가 Margaret Heffernan "의도적 외면의 위험(The dangers of Willful Blindness)"이란 제목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순간 지난 날의 아픈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고 그리고 리더의 자격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다.

 

몇 번이고 들었다. 조금이라도 더 내용을 잘 파악해 보고자 .... 그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 북서부에 매우 좋은 자연환경에 둘러싸여 있는 작은 마을 몬테나라는 곳이 있다. 그 중에 리비라는 마을이 있는데 연사가 방문했을 때 다소 음산하고 고립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마을에 한 여성이 살았는데 그녀가 계량기를 점검하는 직업을 얻어 마을 집들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다름이 아니라 낮에도 집에는 중장년의 남성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들은 산소탱크를 달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몇년 후 광부 일을 하던 아버지가 5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그리고 몇 년 후 장수할 것이라 여겼던 어머니도 세상을 떠나게 된다. 너무나도 이상했다. 그런 과정에서 예전의 일이 떠올랐다. 그녀의 어머니가 다리를 다쳐 병원에 가서 X-Ray촬영을 하였는데 2장은 다리였고 6장은 흉부사진이었다. 후자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이유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마을 광산에서 채취되고 주변에 많이 사용되는 물질이 독성이 강한 단열재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 산소탱크를 달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되어 그녀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었지만 마을 사람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마을 사람들은 사실을 알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결국 외부의 도움으로 그 마을 사람들의 사망률이 미국 평균의 80배가 넘는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마을 사람들의 행동은 무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의도적 외면(Willful Blindness)이라는 것이었다. 의도적 외면이란 알아야 하는 사실에 대하여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에 만연해 있다. 은행들의 이자율 조작, 카톨릭의 오랜 아동학대 등등

 

학자들이 미국기업을 대상으로 '사람들이 제기하기를 꺼려하는 문제가 있는지?'에 대하여 조사를 해 보니 85%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85%가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그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동일한 조사를 해 보았는데 같은 결과를 얻었다. 왜 일까? 보복이 두려워서, 문제를 제기해도 개선될 것 같지 않아서 ... 등등이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내부고발자(Whistle Blower)가 되고 내부고발자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망가졌다. 실제로 내부고발자는 매우 충직하고 보수적인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자신의 조직을 사랑하고 그 조직을 지키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서 공통점은 '자존심(Pride)'이었다.


 The Danger of Willful Blindness, 

https://www.ted.com/talks/margaret_heffernan_the_dangers_of_willful_blindness


 

여기에서 우리가 눈 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과 고발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일 것이다. 이것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떠 오르는 사건이 최근 국정농단 사건들과 관련하여 그 시초가 되었던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의 정윤회 비선실세 보고서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권한 남용 조사 사건이었다.

 

2014 1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었던 박관천은 정윤회가 비선실세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문건이 2014 11월 세계일보에 유출되어 박관천은 유출 경위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박관천은 수사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 "최순실 씨가 1, 정 씨가 2위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말했으나, 당시에는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치부되었다. 박관천은 문건 유출과 별 건인 골드바 수수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고등법원에서 골드바 수수는 무죄, 문건 유출은 집행유예 형을 받았다.

 

이석수 전 감찰관은 2016 4월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에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개입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內査)했으며, 7월 중순 '우병우 전 수석 처가와 넥슨의 강남역 땅 거래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우 전 수석의 개인 비리 혐의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청와대는 감찰 진행 도중 이석수 전 감찰관이 '국기 문란 행위'를 했다고 공격했고, 결국 이 전 감찰관을 경질했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소위 바른 소리를 하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찍혀 물러난 사람들은 이들뿐 만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쁜 사람'으로 지목해 인사상 불이익을 받고 한직으로 밀려난 뒤 결국 사퇴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도 있다. 그리고 이 사건과 관련하여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 장관도 2014 7월 사표를 냈다.

유승민 의원의 배신 frame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해야 할 이야기를 하였다는 이유로 배신의 icon으로 몰리고 자리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 조응천 전 민정수석 같이 이후 더 좋은 일(?)이 생겨 '바른 말'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받은 분들도 있지만 김영한 전 민정수석과 같이 억울함에 울부짖다가 죽음으로 내 몰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국정농단 사건이 세상에 알려져 관련자 특히 박근혜씨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에게 잘못된 충성을 한 사람들이 지금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입장에 처해져 다행이지만, 문제는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진실이 감춰지고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이 곤궁한 상황에 처해지는 경우가 더 보편적 현상이라면 누가 감히 바른 소리를 할 수 있을까? 서슬이 퍼런 권력 앞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국정원 댓글 사건을 조사한 윤석열 검사 같은 분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위 통계에서도 나와 있듯이 소신보다는 침묵을 선택하는 현상은 공적기관에서만의 현상이 아니라 그 어떤 조직에서도 존재하는 현상일 것이다. 일반 사기업은 말할 것도 없이...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이렇게 궁지에 몰리고 만다면 누가 잘못을 잘못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Margaret Heffernan도 의도적 외면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은 있지만 해결책에 대한 제시는 없었다. 그래서 혹 다른 강연이 있을까 하고 찾아 보았고, 'Dare to disagree' 'Forget the pecking order at work'라는 것을 찾게 되었다. 그 중 'Dare to disagree'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근본적인 내용은 비슷하지만 여기에서 소개된 또 다른 사례에서 몇 가지 배울 것이 있을 듯하다.

 

1950년대 영국에 Alice라는 여자 의사가 있었다. 그녀는 통상적으로 질병이라고 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하는데 소아암은 특이하게 부유층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었다. 그 이유를 찾던 중 그녀가 발견한 것은 임산부가 임신 중에 X-Ray를 찍었을 경우 소아암 발병이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는 당시 전통적 통념(Conventional Wisdom)에 반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1956년에 관련 논문을 발표하지만 임산부에게 X-Ray를 금지하기까지는 25년이나 걸렸다.


25년간 그녀는 투쟁하였다. 그런데 그녀의 확신은 의외의 협업을 통해 얻어졌다. 바로 George와의 협업이었다. 그는 Alice와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었다. Alice가 사람 중심이며 사교적인데 반해 그는 은둔자이며 오로지 숫자 중심적인 인물이었다. 그의 목표도 Alice와는 전혀 다른 방법을 통해 그녀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Alice의 가정이 옳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 연사는 최상의 협업(Fantastic Model of Collaboration)이라고 한다. 은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의 협업을 통해 다른 견해를 완전히 차단하는 Echo Chamber가 아니라 건설적 대립(Constructive Conflict)를 통한 협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건설적인 대립을 위해서는 경험, 사고 방식 등 많은 점에서 서로 다른 사람을 찾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이는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비슷한 성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많은 인내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조직은 사고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충돌을 두려워하고 논쟁에 휩싸이길 그리고 질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


 Dare to Disagree,

https://www.ted.com/talks/margaret_heffernan_dare_to_disagree

 


결론은 무엇인가? 이는 강연의 소개 문구에서도 잘나와 있다.

Most people instinctively avoid conflict, but as Margaret Heffernan shows us, good disagreement is central to progress. She illustrates (sometimes counterintuitively) how the best partners aren’t echo chambers — and how great research teams, relationships and businesses allow people to deeply disagree.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건설적 대립(Constructive Conflict)'과 '좋은 반대(Good Disagreement)'이다. 개인의 영달을 위한 또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조직의 발전을 위한 대립과 반대가 조직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자양분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반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내가 내린 결론은 위대한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반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책임은 결국 계층구조 상 최상위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조직의 크고 작고를 떠나 그 조직장이 조직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에서는 대통령, 한 기업의 전체를 본다면 그 기업의 CEO, 기업내의 하부의 작은 조직인 팀에서는 팀장이 될 것이다.

 


결국 리더의 자질로 귀결된다. 이와 관련하여 내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존경하였던 김건중 전 사장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리더는 결국 성과를 낼 수 있게 조직을 잘 운영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의 덕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 무리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2) 다른 것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3)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4)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과의 신뢰이다."

 

그러면 리더가 경계하여야 할 것은 무엇인가? 내 결론은 Echo Chamber이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비슷한 생각만을 서로 공유하는 것을 리더는 경계해야 한다. 이런 문화에서는 다른 생각을 인정하지 않게 되고 결국 다른 것과 틀린 것을 구분하지도 못하고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당연히 건전한 비판은 생존할 수 없고 그런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만다.


이것과 관련해 한가지 더 첨언한다면 지나친 협업(Collaboration)의 강조또한 리더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럴 경우 논쟁하지 않는 것 나아가 잘못된 것을 잘못된 것이라 이야기 하지 않는 것부터 협업의 시작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개탄할 나의 경험이 있지만…. MBA에서 내가 배운 것은 '논의는 격렬하게 하지만 실행은 한마음으로'이었다. 그런데 잘못된 협업의 조직에서 내가 목격한 것은 '논의는 쉽게 실행은 대충'이었다.

 

리더의 자질과 관련하여 몇 가지 부언한다면, 박관천이 최근 인터뷰에서 한 말 - "어떤 분이 대통령이 되시더라도 대통령이 되시면 쓴 소리를 들어 셔야 한다. 그래야 비선에 의존하지 않게 된다. ... 중국 명제국도 환관 위충현의 농간에 의해 망했다. 공식조직의 쓴 소리를 듣고 판단을 해야 국정운영이 잘된다." -과 같이 리더는 비판에 익숙하여야 하고 비판하는 사람을 곁에 둘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리더의 의견에 지나치게 칭찬만 하는 세치의 혀를 그리고 다른 사람의 칭찬보다는 험담을 일삼는 사람 결국 자신의 세력 확장에만 연연하는 사람들은 항시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나의 경험에서 볼 때 지나치게 의전에만 혼신의 힘을 다하는 사람 역시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사람은 세치의 혀가 강한 인물이며, 또한 자신이 한 것에 대하여 아래 사람으로부터 보상을 받고자 하기에 조직 전체를 형식주의에 빠트리게 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우리는 이들을 흔히 '아수라 백작'이라고 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리더는 사람을 쓸 때 서로 다른 사람들을 고르게 기용할 줄 알아야 한다. 아래 사람을 둘 때 서로간에 뜻이 맞는 사람들만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의견이 다소 다른 사람들도 적절하게 섞어 둘 필요가 있다. 적절한 긴장은 조직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수많은 사례를 통하여서도 잘 알 수 있다. 단기의 성과보다 장기적 성장을 바란다면 건전한 비판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그 선발에서부터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리더는 모든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런 비판이 변화를 거부하는 어쩌면 자신들의 기득권 만을 지키기 위한 불평인지 아니면 진정 조직을 위한 비판인지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씨도 아버지가 살아 생전 경계하였던 말을 조금이라도 들었던지 아니면 최소한 대통령 시절 주변의 말을 조금이라도 귀 기울였다면 지금과 같은 수모의 시간은 겪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오바마의 비판에 대한 대응 방법에 관한 기사로 글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