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6월/6월 21일

미국 콜롬비아사 LP레코드 첫 공개

산풀내음 2017. 5. 12. 22:49

1948 6 21,

미국 콜롬비아사 LP레코드 첫 공개

 

미국 콜롬비아사가 개발한 지름 30cm LP 레코드(Long Playing Micro-groove Record) 1948 6 21일 프랭크 시나트라의 히트곡 모음집과 브루노 발터가 지휘한 뉴욕 필하모닉의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64번을 각각 한 음반에 담아 출시하면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유성기로 틀 수 있는 최장 연주 시간이 5분이던 시절, 30분가량의 협주곡을 한 음반에 담은 것은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종래 1분에 78회씩 회전되는 SP(Standard Playing)를 대신해 1분에 33 1/3을 회전하는 이 LP 개발로 연주시간이 30분으로 늘어난 것이다. 더구나 원음에 가까운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어 SP에 비해 음질이 뛰어났다.

 

최초의 LP

 

LP판의 시초는 미국의 RCA사가 1931년 개발한 제품이다. 1분에 333분의 1회전하며 한 면에 30분 정도의 음악을 담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그러나 사운드 트랙이 가늘고 촘촘한 마이크로그루브 방식으로 재질이 SP와 마찬가지로 셸락(shellac: 동물성 천연수지의 일종)으로 돼있어 잡음이 많아 생산이 중단됐다. 컬럼비아사는 이를 개량해냈다. 플라스틱 공업이 발달하면서 비닐계 재질로 LP판을 만들었다.

 

지름 30㎝에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LP는 음반 한 장으로 1시간의 음악 재생이 가능한 시대를 이끌었다. LP의 등장은 산업적인 이유에서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절정에 달했던 음반산업은 당시 TV의 출현으로 위기에 처했고, 레코드 판매량은 급감했다. 음악산업계는 불황을 타개할 새로운 포맷이 필요했고, 컬럼비아 연구원 피터 골드마트(Peter Carl Goldmark, 1906-1977)가 만든 것이 LP였다.

 

 

1949년 콜롬비아사의 라이벌인 RCA빅터사가 지름 17cm 45회전 음반(45 RPM Record)을 발표했다. RCA 빅터가 내놓은 초창기의 45회전 음반은 기존의 검은색 일색이었던 레코드에서 탈피해 여러 가지의 색을 내는 반투명한 재질로 만들어졌는데, 이것은 음악의 장르에 따라 그 색깔을 달리 한 것이었다. 이것은 당시 대중의 많은 인기를 끌어, 얼마 지나지 않아 RCA 빅터의 음반 판매량은 콜럼비아의 LP에 버금가는 수준이 되었다.

 

LP 45회전반은 시장에서 한동안 치열한 경쟁관계에 놓였지만, 1950년 말 콜럼비아사와 RCA 빅터사는 서로의 음반 특허를 맞교환하기에 이르렀고, 그 때부터 음반 시장은 계속 무섭게 성장해가기 시작했다. 또한 1952년부터는 보다 정교해진 커팅 기술을 이용해 이른바 확장재생 음반(EP, Extended Playing)이라고 불리는 45회전반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로 인해 45회전 음반은 이후 EP라는 명칭으로 통칭되게 되었다.

 

 

LP EP의 대결은 수년동안 계속됐으나 결국 EP SP와 마찬가지로 싱글곡을 수록하는 미디어가 되었다. 이로써 이후 LP는 거의 30년간 음악을 듣는 대표적인 매체로 자리 잡았고, 음악산업도 활황을 누린다. 1949 11개사에 달하던 LP발매사는 1954년에는 200개까지 늘었다.

 

LP 자체가 음악이었던 명성을 뒤로 하고, 1980년대 CD가 나오면서 LP는 쇠락의 길을 걷다 1990년대 중반 생산이 중단됐다. 2000년 이후 음악을 소비하는 주된 방식은 디지털 음원과 MP3플레이어(혹은 아이폰)가 됐다. 한 곡씩 내려받을 수 있는 디지털 음원의 특성과 소비방식의 변화로 스토리텔링이 있는 음반보다 한 곡 혹은 서너곡만 담은 디지털 싱글 출시가 대세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