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우주쇼, 슈메이커-레비 혜성 파편들과 목성 충돌

1994년 7월 17일,

세기의 우주쇼, 슈메이커-레비 혜성 파편들과 목성 충돌

 

슈메이커-레비 9혜성(Comet Shoemaker-Levy 9)의 파편이 1994년 7월 17일 목성과 충돌하면서 1천년 만에 한번 보는 우주쇼를 연출했다. 한 여름밤의 무더위를 식혀줄 장대한 우주쇼가 17일부터 시작돼 7월 22일 오후 5시 마지막 21번째 파편(W핵)의 충돌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대충돌은 전세계 천문학자들에게 목성의 신비를 풀어줄 수년간의 연구거리를 제공했다.

 

Pre-Impact Image

1994년 7월 목성과 충돌하는 슈메이커-레비9 혜성. 스페인 킬라-일도 천문대에서 3.5m 적외선 망원경으로 촬영한 슈메이커-레비 혜성과 첫번째 충돌한 목성의 모습.(왼쪽 위: 충돌 전 모습, 오른쪽 위: 충돌 후 첫번째 모습, 왼쪽 아래: 충돌 후 두번째 모습, 오른쪽 아래: 충돌 후 세번째 모습).

 

먼저 목성에 대하여 간단하게 살펴보면 태양으로부터 평균 거리(궤도 긴 반지름)는 5.20 AU(천문단위)로 7억 7833만km이고, 공전 주기는 11.862년이다. 크기는 적도 반지름이 7만 1400km, 극 반지름이 6만 6750km로, 지구의 약 11배이고, 부피는 지구의 1,320배 정도 되고 질량은 지구의 약 317.9배입니다, 그러나 목성의 밀도는 물의 1.33배로 지구의 4분의1에 지나지 않는다. 이 거대한 목성은 육안으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만큼 밝은데, 가장 밝을 때는 -2.5 등급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목성은 엷은 고리를 가지고 있으며 유명한 네 개의 갈릴레이 위성을 포함해 많은 위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주인공은 목성이 아니라 슈메이커-레비9혜성이다. 슈메이커-레비9 혜성은 1993년 3월 25일, 목성과의 충돌을 불과 1년 4개월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미국의 혜성 전문가 유진 슈메이커, 라인 슈메이커 부부와 데이비드 레비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다.

 

 

이들은 이미 8개의 크고 작은 혜성들을 발견한 바 있는 이 분야의 베테랑들로, 팔로마 천문대에서 당시 유효기간이 지난 낡은 필름들을 이용해서 밤하늘을 향해 무턱대고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촬영한 사진을 현미경으로 분석하고 있던 캐롤라인 슈메이커는 진주처럼 일렬로 늘어서 있는 뿌연 덩어리들을 발견하고, 킷 피크 국립천문대에서 일하고 있던 동료인 제임스 스코티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의문의 천체에 대한 규명을 의뢰했다. 이렇게 해서 발견된 혜성에는 그들이 공동으로 발견한 9번째 혜성이라는 의미에서 슈메이커 레비9 혜성이란 이름이 주어졌다.

 

혜성의 궤도 추적에 있어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브라이언 마스덴은 슈메이커 레비9 혜성이 일반 혜성들처럼 태양의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라 놀랍게도 목성의 주위를 대략 2년의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더욱이 그 엄청나게 찌그러진 타원 궤도를 역추적해 본 결과, 1992년 7월에 슈메이커 레비9 혜성이 목성의 상공 불과 5천 킬로미터 이내를 통과했었다는 놀라운 사실도 밝혀냈다. 그와 같은 추세라면 1994년 7월경에는 목성과 거의 예외 없이 충돌할 것이었고, 이 소식은 곧 전파를 타고 전 인류에게 알려졌다. 이 것은 인류가 허블 망원경 발명 이후 우주를 더욱 자세하게 관찰 할 수 있게 된 이후 최고의 대사건이었다.

 

그런데 그 거대 혜성이 목성과의 충돌 2년 전에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한다. 슈메이커-레비 9혜성은 원래 거대한 하나의 얼음덩어리였으나 목성 주변을 지나는 도중 목성의 강력한 중력에 이끌려 지름 1~3㎞ 크기의 21개 파편으로 조각이 났다. 그리고 이 파편들은 슈메이커-레비 A, B, C… 등으로 명명되었다.

 

 

이 가운데 10번째(J)와 13번째(M) 파편은 충돌 직전 얼음덩어리로 이루어진 핵이 증발하는 바람에 소멸됐으며, 17번째 Q파편은 다시 두 개로 분리되기도 했다. 충돌이 6일 동안이나 계속된 것은 21개의 파편이 총 길이 10만㎞ 정도로 일렬로 늘어서서 차례로 부딪쳤기 때문이다. 핵 파편들은 초속 60㎞의 무서운 속도로 목성과 충돌하면서 거대한 불기둥을 뿜고 최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