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7월/7월 31일

미소정상회담,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I) 합의

산풀내음 2017. 6. 23. 20:34

19917 31,

미소정상회담,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I) 합의

 

197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소련의 군사, 전략적인 움직임이 급속하게 활발해 지는 상황하에서 1970년대 전반에 조인된 SALT 1ABM조약(Anti-Ballistic Missile Treaty)을 기반으로 한 미소간의 긴장완화는 급속히 무력화되어 갔다. 이러한 정세 속에서 미국의 레이건 정권은 전략무기의 규제에 관한 군비관리교섭을 개시하도록 동맹국과 의회로부터 강력한 압력을 받아, 새로운 교섭의 틀을 검토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START(Strategic Arms Reduction Talks, 전략무기감축교섭)이라 명명되어 1982 6월에 미소간에 교섭이 개시되었다.

 

레이건 정권은 소련이 보유한 SS-18(지하 사이로에 수납된 핵미사일을 격파할 수 있는 정확도가 높은 대륙간탄도탄)에 대하여 엄격한 규제를 과하는 등, ICBM의 보유 개수에서 열세에 있었던 미국 핵전력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일에 최대의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SALT 1조약이 핵탄두의 개수가 아니라, 그 운반수단인 ICBM의 개수를 제한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1개의 ICBM에 탑재하는 핵탄두 개수를 복수화함으로써 이 조약 하에서 미소의 핵탄두 보유개수가 몇 배로 증가해 버린 것에 대한 반성이, 전략핵무기의 운반수단 개수보다는 탄두개수를 일의적으로 제한하고자 하였다.

 

1982 6월의 개시 이래 START 1교섭은 여러 가지 장애에 직면하게 되어, 1991 7월의 조인에 이르기까지 약 9년의 시일을 요하게 되었다. 마침내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1991 7 31일 러시아 크렘린궁 성 블라디미르홀에서 역사적인 START 1에 조인했다.

 

U.S. President George H.W. Bush (R) and Soviet President Mikhail Gorbachev shake hands following the signing of accords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June 1, 1990. Among deals reached was an agreement to reduce their countries' chemical weapons.

Soviet President Mikhail Gorbachev, left, and U.S. President George Bush signing bilateral documents, START 1

 

이곳은 지난 1972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과 브레즈네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이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1)을 조인했던 유서 깊은 장소이다. 1982년 무기감축 논의가 처음 제기됐을 때만해도 양측의 선전적 차원이 강했으나 국제환경의 변화, 특히 소련이 군사기술 경쟁에서 한계를 실감하고 군사투자를 경제건설에 돌려야 할 절박한 상황에 이르자 소련의 일방적이 양보 끝에 이날 타결됐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협정 체결 후 부시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오늘은 전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날"이라며 "이로써 수년간에 걸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논평했다. 부시 대통령도 "START협정을 통해 반세기에 걸친 군비증강의 역사를 역류시켰다"고 말한 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반세기에 걸친 불신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새 역사의 장을 연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의 조인을 계기로 양 강대국은 완전한 동반자의 시대를 개막했다. 전략무기 감축협정(START)에 서명함으로써 냉전시대는 종식되었으며 국제정치의 판도는 상호 공존을 바탕으로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소련에서는 START 1조약의 조인으로부터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수파에 의한 쿠데타사건이 일어나 미수에 그친 사건들은 소련연방 해체에 결정적인 박차를 가하는 것이 되었다. 그리하여 1991 12월말 소련은 해체되고, 구소련이 보유하고 있었던 전략핵무기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로루시의 4개국에 분산되게 되어, 어떤 형식으로 구소련의 전략핵무기가 계승되고 START 1조약이 이행되는가가 긴급한 과제로 부상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1992 5월에 리스본의정서가 조인되고, 러시아 이외의 3개국은 영토내의 전략핵무기를 철거하여 러시아에 이송할 것을 약속하고, 러시아가 구소련의 모든 전략핵무기를 계승하여 START 1조약을 이행하게 되었다.

 

START 1조약은 발효 후 7년간을 3단계로 나누어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핵무기를 동등 수준으로 감축한다. 각 단계의 종료 시까지에 합의된 분류의 전략핵무기에 대하여 개별적인 잠정적 수준으로 감축한다. 전략핵무기 운반수단의 상한은 1,600 기로, ICBM, SLBM 및 전략폭격기를 각각 1기로 산정한다. 전략핵탄두수의 상한은 6,000개이고 탄도미사일에 4,900, 전략폭격기에 1,100개가 배당된다. 또한 러시아 측은 SS-18 ICBM 1989년 시점의 308(3,080개 탄두)로부터 154(1,540개 탄두)로 반감시킨다. 그리고 전탄도미사일의 투사중량의 상한은 3,600 톤으로 되어 있다. START 1조약 하에서는 미국은 탄두와 운반수단을 각각 52 %16 % 정도 감축할 필요가 있고, 이에 대하여 러시아는 탄두와 운반수단을 각각 45 % 36 %정도 감축할 필요가 있다.

 

Soviet SS-18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다른 한편 START 1조약에는 전략폭격기가 탑재하는 핵탄두 수를 실제보다 적게 산정하거나 SLCM(Submarine Launched Cruise Missile,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을 규제 대상 이외로 하는 등, 군축과 군비관리 측면에서 철저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면도 있다.

 

소련 붕괴후인 1992 1월에 부시 대통령과 옐친 대통령은 각각 전략핵무기에 관한 일방적인 감축계획을 발표하였다. 1992 2, 미러 정상은 캠프데이비드에서의 회담에서 START 1조약을 초월하여 핵무기의 대량감축을 목표로 할 것에 합의하였다. 또한 양 정상은 서로 상대국을 가상적국으로 보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다.

 

그 후에 양국은 전략핵탄두의 감축 수, 감축시기, 감축범위 등에 걸쳐 몇 차례 교섭을 거듭하여, 1992 6월 워싱톤 정상회담에서 START 2조약에 관한 기본합의에 이르렀다. 이 합의는 제1단계로 미러 양국의 전략핵탄두를 3,8004,250 개로 감축하며, 최종적으로는 2003년까지 1989년 당시의 3분의 1 3,0003,500 개로 감축하고, 동시에 선제공격수단이 되기 쉬운 MIRV ICBM을 전폐할 것을 골자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조약은 종종 De-MIRV-ing Treaty라 불려진다. 이 기본합의에 이어 추가적인 교섭이 이루어졌다. 이 사이 몇 가지의 쟁점을 둘러싸고 난항하는 장면이 있었으나, 1993 1월 미러 정상은 START 2 조약에 조인하였다.

 

Presidents George H. W. Bush and Boris Yeltsin sign START II on 3 January 1993 in Vladimir Hall, The Kremlin in Moscow, Russia

 

START 2 1996 1 26일 미국에서 비준되었고, 러시아에서는 군부와 보수파의 반대로 차일피일하다가 2000 4 14일 비준되었다. 그러나 2001 12 13일 미국이 미사일 방어망 구축이라는 명목 하에 ABM(Anti-Ballistic Missile) 협정의 탈퇴를 공식 선언하자, 2002 6 14일 러시아도 이에 대한 대응으로 START 2 비준을 철회하여 조약의 효력을 상실하였다.



 미소 전략무기감축 역사, http://blog.daum.net/gmania65/1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