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7월/7월 31일

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등재

산풀내음 2017. 6. 23. 20:40

20097 31,

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등재

 

2009 7 31일 조선시대 어의 허준 (許浚, 1539 ~ 1615) 주도로 편찬된 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東醫寶鑑)이 한국의 7번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됐다.


 

문화재청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31(한국 시간) 바베이도스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9차 국제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유네스코가 동의보감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은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이상 1997년 등재), 승정원일기, 직지심경(이상 2001년 등재), 조선왕조의궤, 해인사 고려대장경판(팔만대장경)과 경판들(이상 2007년 등재)을 포함해 7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 아시아에서는 최다 보유국이다. 이번 회의에선 동의보감을 비롯해 ‘마그나카르타’(영국), ‘니벨룽의 노래’(독일) 35건이 새로 등재돼 세계기록유산은 83개국 193건으로 늘어났다.

 

이번에 등재가 결정된 동의보감 판본은 1613(광해군 5), 편찬 총책임자인 허준 자신이 직접 간행에 관여해 나온 초판어제본(初版御製本)으로, 국립중앙도서관 (오대산사고본)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적상산사고본)에 각각 소장돼 있다. 이들은 보물 제1085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세계기록유산은 인류의 소중한 기록유산을 가장 적절한 기술을 통해 보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가능한 많은 대중이 기록유산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에서 유네스코가 1992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으로 2년마다 등재 유산이 정해진다.

 

동의보감은 당시 동아시아의 한의학 정보를 집대성한 일종의 임상 백과사전이다. 전체 구성은 내경편, 외형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 등 다섯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네 권으로 이루어진내경편에서는 인체의 구성 원리와 신진대사를 설명했고, 이어 다시 네 권의외형편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생김새를 보고 질병을 판단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열한 권의잡병편에서는 체온, 구토, 부종 등 증상에 따른 치료법을 적었고, 세 권짜리탕액편에서는 갖가지 재료를 이용해 치료약을 만드는 법을 설명했다. 마지막 한 권짜리 ‘침구편’은 침과 뜸 사용법을 담았다이처럼 다양한 질병의 치료방법과 함께 병의 발생 원인까지 상세하게 밝히고 있으며무엇보다도 기존의 수많은 의학 이론을 한데 모아 논리적으로 엮음으로써 한의학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임진왜란이 얼마 지나지 않은 1596 5, 선조의 명에 따라 어의 허준은 정작, 양예수, 김응탁, 이명원, 정예남 등 유의와 태의 5인과 함께 의서 편찬을 시작한다. 그러나 1597년 왜군이 다시 쳐들어와 정유재란이 발발하자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결국 선조는 의서 500권을 내어주며 혼자서라도 책을 집필하라고 허준을 격려한다. 1600년 내의원에서 가장 높은 수의 자리에 오르고 두 번의 왜란 동안 임금을 보필한 공로로 1604양평군이라는 칭호를 하사 받자 다른 신하들의 질투를 사게 돼 허준을 탄핵하라는 상소가 줄을 이었다. 결국 1608년 선조가 급사하자 그 책임을 물어 의주로 귀양을 가게 된다.

 

선조에 이어 왕위에 오른 광해군은 허준을 보호하는 데 앞장섰다. “임금이 병이 많은데 경험 많은 의원이 부족하다는 구실로 이듬해 귀양을 풀어주었다. 덕분에 허준은 1610년 드디어 동의보감 완성 소식을 전했고 광해군은 말 한 필을 선물로 하사하며 속히 간행해 널리 퍼뜨리라고 명한다. 결국 1613 11월 광해군 5년에 동의보감 활자본이 25 25책으로 탄생해 조선의 높은 의학 수준을 동아시아에 널리 떨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