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강원

태백산/함백산 정암사를 다녀와서 ...

산풀내음 2018. 4. 15. 13:35

어제 정암사를 다녀왔다. 하루 종일 비가 예보되었고 출발한 아침 7시에도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기에 다소 머뭇거렸지만 그래도 방구석에 쳐박혀 있는 것보다 집 밖으로 나서는 것이 좋을 듯하여 아내와 함께 길을 나섰다. 비 때문일까? 봄이라 하기에는 다소 쌀쌀한 날씨지만 그래도 코에  바람이 솔솔 들어오니 마음은 상쾌하다. 


누구나 그리고 언제나 그러하듯 나도 새해가 되면 계획을 세운다. 근데 올해는 이전과 조금 다른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그 목표를 세운 시기도 새해가 아니라 새해가 조금 지난 2월 말쯤 이었다.

 

많이 다니고, 많이 기도하고, 그리고 많이 찍자가 나의 2018년 목표이자 계획이다.


더 이상 분하고 억울하다는 마음에만 사로잡혀 있지 말고 참 나를 실현하기 위한 무엇인가를 해 보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가장 먼저 생각이 난 곳이 어릴 적 다녀온 적이 있는 남해 금산의 보리암이었고, 내친김에 여수 향일암까지 다녀왔다. 기산점을 작년 말로 한다면 낙산사 홍련암과 강화도 보문사까지 더하여 4대 해수관음성지를 다녀오게 된 것이다.

 

발길이 닿는 데로 다닐 수만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시간 틈틈이 다녀야 하는 현실에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고 그래서 찾은 것이 선묵혜사 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53 기도도량이었다. 삼보사찰, 적멸보궁, 미륵기도도량 등 53개의 대표적인 사찰이 잘 소개되어 있는 이 서적에서 내가 가장 먼저 선택한 곳이 함백산의 정암사였다.

 

자장율사(慈藏律師)는 신라 선덕여왕 5(636) 당나라에 들어가 석가모니 부처님의 신보(神寶, 석가모니의 정골사리와 가사, 염주 등)를 얻어 귀국한 후 이를 5곳에 나누어 모셨다. 양산 영축산의 통도사, 평창 오대산의 상원사, 정선 태백산/함백산의 정암사, 영월 사자산의 법흥사 그리고 인제 설악산의 봉정암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은 적멸(寂滅)의 낙을 누리는 곳이라 하여 적멸보궁이라 하고 적멸보궁이라는 편액을 붙인 전각은 본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을 향해 기도하던 마당에 전각을 지은 것으로 그곳에는 따로 불상을 마련하지는 않는다.

 

정암사의 옛이름은 갈래사(葛來寺)였다. 설화에 따르면 자장율사께서 처음에는 사북에 있는 불소 위쪽에 사리탑을 세우려고 했으나 탑이 자꾸 무너져 기도를 했더니, 하룻밤 사이에 칡넝쿨 세 갈래가 눈 위에 뻗어나가 지금의 수마노탑과 적멸보궁 그리고 요사체가 있는 곳에 멈추었다. 스님은 이곳에 절을 짓고 이름을 갈래사라고 하였고. 금탑, 은탑 그리고 수마노탑(水瑪瑙塔)의 탑을 세웠는데 그 중 금탑과 은탑은 법력으로 지은 것이라 물욕이 많은 중생의 눈으로는 볼 수 없다고 한다.(53기도도량 중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수마노탑. 

벽돌처럼 잘라서 쌓아 올린 7층 석탑으로 1972년 해체 복원 당시 사리와 관련 기록들이 발견되었다.

수마노탑에서 바라본 정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