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12월/12월 1일

삼성반도체 64KD램 반도체칩 국내개발 성공 발표

산풀내음 2016. 10. 21. 16:33

198312 1,

삼성반도체 64KD램 반도체칩 국내개발 성공 발표

 

이병철의 인생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결단으로 손꼽히는 것은 환갑을 앞두고 시작한 전자사업과 70대에 들어서 손을 댄 반도체사업이다.

 

1969년 설립한 삼성전자는 창립 9년 만인 1978년 흑백TV 수상기를 200만대 생산해 세계 최고기록을 세웠고, 우리나라를 세계 세 번째로 VTR을 자체 개발한 나라로 만들었다.

이어 이병철은 1982 21년 만의 미국 방문 중에 전자혁명의 가능성을 엿보고서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모든 준비를 거쳐 반도체사업 투자를 대외적으로 공표한 1983 3월은 그가 만 73세 되던 해였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러다 삼성 전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첨단기술 산업인데다 막대한 투자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병철은 조금의 동요도 없이 자신의 결심을 실행했다.

 

"삼성이 돈벌이를 하려면 반도체 말고도 많다. 왜 이렇게 고행하고 애쓰는가? 반도체는 국가적 사업이고 미래산업의 총아이기 때문이다". 1982 11월 어느 날, 이병철은 반도체 사업무문 회의에서 당시의 답답한 심정을 이렇게 토로했다.

이병철의 도전은 적중했다. 주위의 우려와는 달리 반도체 산업은 쑥쑥 성장했다. 정부의 지원과 재미 반도체 전문인력들의 도움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1983년 반도체사업 진출 선언과 함께 삼성은 첫 번째 메모리 제품 사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D램을 선택하고, 당시 세계 D램 시장의 주력 제품인 64K D램 개발을 그 해 5월부터 착수했다. 그리고 불과 6개월 만인 1983 12 1, 국내 최초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하며 미국, 일본에 비해 10년 이상 격차가 났던 반도체 기술을 4년 정도로 단축시켰다. 이는 한국의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한 기적 같은 소식이었다.

 

이병철 회장이 1983년 삼성의 신수종 산업인 반도체산업을 꽃피운 64K D램 개발생산 기념식을 갖고 있다


 

64KD램 반도체의 칩 디자인 기술은 기술제휴회사인 미국 마이크로사로부터 도입했지만, 칩의 생산, 조립, 검사까지는 자체 기술로 일괄 생산함으로 국내 반도체기술이 최대규모 집적회로(VSLI)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시만해도 세계에서 64KD램을 양산하는 회사는 미국의 모토롤라 등 4개사와 일본의 히타치 등 6개사 등 모두 10개사 뿐이었다.

 

삼성은 경기도 용인에 27백억원을 투입, 반도체 생산 전용 대규모 공장을 건설해 1984 1월부터 월 1백만 개씩, 1985년부터는 월 4백만 개씩 생산, 80%를 수출해왔다. 64KD램은 2.5 X 5.7mm의 칩에 64천 개의 트랜지스터 등 모두 15만개의 소자를 심어 8천 개의 글자를 기억, 판독해내는 반도체이다.

 

이병철은 반도체 사업 시작을 발표한 뒤 4년 만에 세상을 떴지만, 삼성의 반도체사업은 2010년 현재 연간 2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삼성의 젖줄이자 대표사업으로 성장해 있다.

 

1984 5 17, 삼성반도체통신 기흥 공장 준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