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2월/2월 1일

쿤타킨테 주연의 미니시리스 ‘뿌리(Roots)’ 방영

산풀내음 2016. 12. 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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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타킨테 주연의 미니시리스 뿌리(Roots)’ 방영

 

 

1977 2 1일 미국인들은 TV 앞에서 한동안 떠날 줄 몰랐다. ABC 8일간 연속 방영한 미니시리즈뿌리(Roots)’가 끝나자 그들의 눈에선 눈물이 분출했다.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끌려와 자유를 찾는 감동적인흑인 스토리때문만은 아니었다. 자신의뿌리에 대한 향수와 미국 땅에 흘러 들어온 과정을 반추하는 이민자 특유의 감상도 작용했다.

 

뿌리는 흑인 작가 알렉스 헤일리(Alex Haley, 1921∼1992)가 자신의 가계를 9년 동안 추적해 완성시킨 소설이었다. 주인공은 서부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노예로 잡혀온 쿤타 킨테로, 6대에 걸친 모계측 내력을 담았다. ‘뿌리 37개국에 번역됐고, 전 세계 수억 명이 이 드라마를 시청했다. 텔레비전에서도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능가할 정도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쿤타킨테는 1750년 이른 봄, 서아프리카 감비아 해안에서 나흘정도의 거리에 있는 주푸레라는 마을에서 아버지 오모로와 어머니 빈타 킨테의 첫 아들로 태어났다. 엄격하고 혹독한 성인식을 무사히 치른 다음 이제 자신도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낳고 평범한 꿈을 꾸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열일곱살 때, 동생의 장난감 북을 만들어주고자 나무를 찾아 숲을 헤매다 어이없게도 노예 사냥꾼에게 잡히고 말았다.

 

 

그는 찌는 듯한 더위와 구역질나는 악취 속에서 발가벗겨진 채로, 쇠사슬에 묶이고, 발이 채워져서 다른 두 남자 사이에서 누운 채로 정신이 들었다. 그는 가슴과 배에서 자신의 토사물 냄새를 맡고는 손으로 만져 보았다. 그는 붙잡히고 난 다음 나흘 동안 매를 맞아서, 온몸이 고통으로 경련을 일으켰다.

그는 1767년 ‘로드 리고니어호’를 타고 아나폴리스 항구에 도착했고 그는 ‘최고급 젊은 검둥개’로서 존 월러라는 사람에게 노예로 팔렸다. 당시 같은 배를 타고 온 140명의 노예중 42명이 죽었고 98명 만이 미국 땅을 밟았다.

 

 

그는 노예로서의 삶을 거부하고 생면부지의 땅임에도 불구하고 탈출을 감행하였다. 탈출이 실패로 돌아가 붙잡히면 죽도록 얻어맞아야 했지만 그는 두 번, 세 번 탈출을 멈추지 않았다. 뛰어 봤자 노예 사냥꾼들의 손바닥 안이고 더 이상 어찌 해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네 번째 탈출의 실패로 오른발이 잘리고 난 후였다.

 

네 번째 탈출에서 붙잡혔을 때 그는 노예 사냥꾼을 향해 돌멩이를 던져 상해를 입혔는데 이해 격분한 노예 사냥꾼은 발을 자를까, 성기를 자를까하며 쿤타를 위협하였다. 쿤타는 진정한 남자는 아들을 두어야 한다는 내면의 울림에 자신의 성기를 가렸고 노예 사냥꾼은 쿤타의 발을 잘랐다.

 

발이 잘린 후로는 일꾼으로도 별 쓸모가 없는 존재였고 쿤타 자신 또한 탈출의 의욕을 상실했는데 당시 존 월러 주인의 형인 의사 윌리엄 월러가 쿤타의 발을 자른 것에 격분하며 동생으로부터 쿤타를 샀다.


쿤타는 발의 상처가 아물 때까지 새 주인이 된 의사 윌리엄 월러의 간호를 받았고 다 나은 다음에는 얼마간 정원사로 소일하다 윌리엄 주인의 마차를 끌게 되었다. 그리고 씨가 마르기 전에 어서 자손을 보라던 어느 늙은 노예의 말을 상기하며 윌리엄 주인의 오랜 요리사이자 자신의 발 상처를 정성껏 보살펴줬던 벨과 결혼하여 딸 키지를 낳았다.

 

 

그는 어린 딸 키지가 말을 배울 무렵부터 자신의 고향인 서아프리카 감비아 땅의 작은 마을 주푸레의 언어를 기억시켜주려 애썼다. 기타를 보고는 ‘코’, 강을 보고는 ‘캄비 볼롱고’로 가르치는 등 어린 딸에게 수없이 자신의 고향과 고향 말을 얘기했다

 

열여섯 나이에 어이없이 부모를 떠나 다른 주인에게 팔려간 키지는 그의 아들 치킨조지에게 아버지 쿤타의 고향 아프리카를 뇌리에 심어주었다. 치킨조지 또한 그의 자식들이 태어날 때마다 쿤타 할아버지의 얘기를 되풀이 했고 그것은 몇 세대를 거처 알렉스 헤일리에게까지 생생하게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