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해군 정찰기, 중국군 전투기와 충돌해 중국 하이난섬에 비상착륙 (US EP3 and China F8, Air Collision, Hainan Island Incident)

2001년 4월 1일,

미군 해군 정찰기, 중국군 전투기와 충돌해 중국 하이난섬에 비상착륙 (US EP3 and China F8, Air Collision, Hainan Island Incident)

 

24명의 승무원을 태운 미국 해군 정찰기 EP-3 Aries 1대가 남중국해 공해 상공에서 첩보활동을 벌이다 이를 요격하기 위해 출동한 중국 F-8 전투기 2대 중 1대와 공중 충돌한 후 중국 남부 하이난섬(해남도)에 비상 착륙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군 전투기 1대는 바다에 추락했다. 이날 사고는 미국의 대 대만 무기 판매 계획 등을 둘러싸고 미-중 관계가 미묘한 시점에서 발생했다.

 

미 해군 EP-3 에어리스 정찰기

The US Navy Lockheed EP-3 that landed on Hainan Island after a collision with an F-8 Finback

정찰기와 충돌한 후 추락한 중국군 F-8 전투기와 실종 조종사 '왕웨이'

 

사고 원인에 대한 양국의 설명은 달랐다. 미군에 따르면 ‘1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沖繩)의 가데나 기지를 이륙한 정찰기가 하이난다오 남동쪽 70마일(112㎞) 해상 상공에서 '통상적인 정찰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오전 9시15분께 중국 F-8 전투기 2대가 빠른 속도로 접근해서 그 중 한 대가 왼쪽 날개를 들이 받았다.’는 것이다. 사고가 일어난 상공은 분명히 중국 영공 바깥이었다는 것이 미국 측의 주장이었다. 중국 외교부의 설명은 이와 달랐다. ‘이날 오전 9시 7분께 미국 정찰기가 중국 영공을 침범해 전투기 2대를 출격시켜 요격하게 했는데, EP-3기가 갑자기 기수를 바꾸면서 기체 머리 부분과 왼쪽 날개 부분으로 중국 전투기 1대를 들이받아 기체는 추락하고, 조종사는 실종되었다.’는 것이다.

 

사고 후 중국은 "미 정찰기는 하이난섬의 한 비행장에 있으며 승무원 24명은 인민해방군 초대소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양국은 비상착륙한 미 해군 소속 EP-3 정찰기의 처리를 둘러싸고 외교갈등을 빚어, 미국은 하이난섬 부근 해역에 구축함 3대를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정찰기의 손상없는 반환과 승무원들의 즉각적인 송환을 요구했으나, 장쩌민 국가 주석은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져야 하며 사과하라"고 강하게 맞받아쳤다.

 

마침내 부시 대통령이 실종된 중국 전투기와 조종사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스럽고” (sincere regret), 하이난섬에 비상 착륙한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미안” (very sorry)하게 생각한다는 유감표명을 한다. 중국이 이를 받아들여 4월 12일, 승무원 24명은 미국으로 송환하고, 정찰기의 기체는 중국 당국이 샅샅이 조사한 후 분해해서 사건발생 3개월 뒤인 7월 1일에 미국에 반환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4월 12일, 미국으로 송환되는 정찰기 승무원들.

분해된 후 미군 수송기에 실리는 EP-3 정찰기

The EP-3 crew arrives at Hickam AFB in Hawaii. (Pictured saluting is U.S. Air Force Senior Airman Curtis Tow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