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4월/4월 1일

한국, 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발효

산풀내음 2017. 1. 2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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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발효

 

우리나라의 첫 번째 자유무역협정(FTA)인 한·칠레 FTA 1일 공식 발효됐다.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은 양국 FTA 발효를 기념, 2004 330일 낮(현지시각) 칠레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FTA로 한국 자동차·전자제품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면서앞으로 양국 간 연구개발 등 광범위한 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라고스 대통령은 또·칠레 FTA는 아시아·태평양연안 국가 간의 첫 FTA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하고양국은 상호 보완적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 양국 간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적 이득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국 기업들이 칠레를 남미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FTA 발효로 한국은 밀, 양털, 동물사료 등 칠레산 9740가지 품목을 즉시 무관세로 수입하게 됐다. 칠레산 포도의 경우 앞으로 10년 동안 계절관세를 적용, 5월부터 10월 수입물량에만 45%의 관세를 부과한다. 칠레는 우리 공산품 중 승용차, 화물자동차, 휴대폰, 컴퓨터 등 2450가지 품목에 대해 FTA 발효 즉시 관세를 철폐했다.

 

2003 2 15일 김대중 대통령과 칠레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진 후 한국과 칠레 양국 외무장관의 FTA서명을 참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5년 한국과 칠레의 교역 규모는 71억 달러였다. FTA 발효 전인 2003(16억 달러)보다 4.5배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한국의 세계 교역규모는 2.9배 증가했다. 칠레와 FTA를 체결하기 전에 교역 규모가 감소세였던 것을 감안하면 FTA 효과가 확실히 나타난 셈이다.

 

한국의 대()칠레 수출은 같은 기간에 5억 달러에서 25억 달러로 5배 가까이 늘었고, 수입은 11억 달러에서 47억 달러로 4.4배 증가했다. FTA 발효 이후 상대국과의 교역량 변화 추이를 보면 칠레와의 FTA는 다른 FTA보다 효과가 탁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도와 EU를 제외한 모든 FTA가 대 세계 수출보다 더 빠른 속도로 수출이 늘어났고, 그 중에서도 대 칠레 수출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FTA 체결의 목적이 무역수지 확대가 아니라 교역 확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눈 여겨 볼만한 결과”라고 말했다.

 

FTA 발효 이후 가장 큰 수혜를 입은 품목은 자동차였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 칠레 수출의 52%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 10년 사이 8배가 증가했다한·칠레 FTA는 당초 예상과 달리 포도농가를 비롯한 국내 농축산업계에 끼친 피해도 크지 않았다. 국내 포도농가의 1000㎡당 연간 소득은 2003년에 225만원에서 2012년에는 435만원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재배면적이 줄기는 했지만, FTA 전부터 영세 농가의 사업 철수로 재배면적은 꾸준히 감소하던 추세였기 때문에 FTA 영향으로 보기 힘들다.

 

물론 칠레산 포도의 수입은 급증했다. 칠레산 포도 수입은 중량기준으로 2003년에 9000톤에서 2013년에 47000톤으로 늘었고, 금액기준으로도 같은기간 1400만달러에서 14400만달러로 늘었다. 하지만 칠레산 포도는 국내산 포도가 수확되지 않는 시기에만 집중적으로 수입되고 있어 국내 농가에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고 있다. 칠레산 포도는 국내산 포도 비수기인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만 특혜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특정 시기에만 특혜관세가 적용되는 계절관세 덕분에 칠레산 포도는 대부분 1월부터 5월 사이에만 들어오고 있다”며 “국내산 포도 수확기에 수입되는 물량은 전체 칠레산 포도의 3%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