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4월/4월 12일

캐나다 50년 만에 바다표범 포획 허용

산풀내음 2017. 2. 26. 09:24

20044 12,

캐나다 50년 만에 바다표범 포획 허용

 

캐나다 정부가 2004 4 12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바다표범 포획(Seal Hunting)을 허용, 동물 보호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 30여 만 마리를 포함해 3년간 바다표범 100만 마리의 포획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사냥꾼 2500여명과 트롤어선 150여대가 이날부터 일제히 동부해역의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 빙원(氷原)으로 향했다.

 


"가죽에 흠날라" 머리만 때려 26일 캐나다의 바다표범 사냥꾼이 세인트 로렌스만에 떠 있는 얼음장 위에서 몽둥이로 바다표범을 때려 잡는 장면을 바다표범 사냥용 어선에 탄 다른 사냥꾼들이 지켜보고 있다.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이 배포한 사진.

 

캐나다의 바다표범 포획은 캐나다 동부 해안에서는 이누잇들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통이 오래된 사냥이다. 캐나다는 25년 전인 1979년 사냥꾼들이 어린 바다표범을 몽둥이로 처참하게 때려잡는 장면이 TV로 방영되면서 국제사회의 항의가 거세지자 포획 쿼터를 연간 15000마리로 제한해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바다표범 수가 1970년대의 3배인 520여 만 마리로 늘어 어족(魚族)이 급격히 줄면서 어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기 시작하자 정부도 어쩔 수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에 캐나다 천연자원부의 존 에포드 장관은이번에 포획을 다시 허용하게 된 것은 북대서양의 바다표범 숫자가 520여 만 마리로 적정 수준을 넘어섰고,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는 과거의 논란을 감안, 앞으로는 몽둥이 구타 방식이 아닌 총기로 바다표범을 잡게 하는 등 포획 방식을 엄격히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동물복지기금(IFAW, International Fund for Animal Welfare) 등 동물 보호단체들은 바다표범이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등 관련 당국의 지침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반발했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휴메인 소사이어티는 항의의 뜻으로 미국 내 주요 일간지들에 캐나다 방문이나 관광을 하지 말자는 전면 광고들을 내기도 했다.

 

가죽이 상하지 않도록 새끼표범의 머리통만 난타하는 장면, 솜털이 보송보송한 새끼표범이 사냥꾼을 물끄러니 바라보는 장면 등이 2004년 이후 TV에 자주 방영되면서 해외 동물보호 단체나 유명인사들의 항의가 더욱 거세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전세계적인 항의에 대해 일반국민들이나 주 수상, 연방총리 등 캐나다 국민들은 ‘남의 일에 웬 참견이냐’는 입장이다. 맥카트니 부부가 캐나다 동부 대서양을 찾아왔을 때 CNN의 유명한 ‘래리킹 라이브’에서 뉴펀들랜드 수상 대니 윌리엄스씨와 특별인터뷰를 한 일이 있었다. 윌리엄스 수상은 당시 래리 킹과의 대담에서 꿋꿋하게 ‘바다표범 포획은 캐나다 경제활동의 하나이며 당연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포획방식이 잔인하다고 주장한다면 앞으로 개선할 의지는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일화 중에 하나로 독일의 한 국회의원이 보낸 항의 e-메일에 대해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이 야유를 보내는 답신을 발송한 일이 캐나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었다. 물론 ‘통쾌하다’는 반응이다. 2006 3 20일 독일의 아스트리드 캐머회퍼라는 여자 국회의원이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 전원에게 “피에 굶주리고 야만적인 4천 여명의 사람들이(어민들을 지칭한 듯) 이 비인간적인 학살을 시작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주장할만한 배짱 좋은 정치인들이 캐나다에 없을 것 같다”라는 내용의 e-메일을 보냈다. 밴쿠버 경찰국장, 밴쿠버 시장을 역임하고 2005년 상원의원이 된 래리 캠벨(Larry Campbell, 1984 - )의원은 “당신이 보낸 e-메일을 자세히 읽어보지는 않았소만 ‘야만적인(barbarian)’이란 표현은 당신네 나라 역사를 살펴볼 때 좀 아이러니컬 하군요”라고 답변을 보냈다. 구체적으로 적지는 않았지만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을 빗대서 한말로 너나 잘 하세요라고 얘기한 셈이다.